2010년 새해가 밝았지만 실업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학 졸업을 앞 둔 청년들의 얼굴에는 어둠만이 드리워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세태 때문인지 취업률이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전통 있는 명문 대학만을 선호하던 시대가 가고 좀더 현실적이고 다양한 기준에서 대학을 선택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전문화, 특성화를 바탕으로 한 지방 사학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전북과학대학(www.jbsc.ac.kr)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어 지역사회와 학생이 함께 WIN-WIN하는 대학으로, 목포문화방송 사장과 초대 민선 목포시장을 지낸 권 이담 총장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 평생을 몸 바쳐 온 그가 이끌고 있는 대학은 어떤 곳일까. 2010학년도 새내기 맞이로 분주한 2월의 캠퍼스에서 권 이담 총장을 만났다.

언론사 사장과 시장을 거쳐 교육사업가로, 도전의 발자취
권이담 총장은 변신의 귀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1년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한 그는 한 때 한의학도를 꿈꾸며 경희대 한의과대학에 편입해 1965년 졸업을 하였으나, 한의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는 제약회사 대리점과 가발 공장, 간호학원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큰 돈을 벌었다. 그 후 목포문화방송(목포MBC) 사장을 역임하고 학교법인 홍일학원을 인수하였으며, 1995년 초대 민선 목포시장으로 2차례 당선되어 7년 여를 공직에 몸담기도 하였다. 권 총장은 이처럼 언론인에서 공직자로, 교육사업가로 끊임없이 도전하며 지역 사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목포시장 재임시절, '무보수 명예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 공언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02년 6월까지 민선 1.2대 목포시장 재임기간 동안 번 4억 여 원의 수당과 급여를 퇴임하면서 목포시에 헌납하였다. 지방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그 만큼 권 총장은 시장 재임기간 동안 투명한 시정 활동을 펼쳤고,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온 인물이다.
현재는 그가 헌납한 기금으로 홍제장학문화재단을 설립하였고, 전북과학대학 총장직을 수행하며 받은 급여 3억여원 역시 장학재단에 쾌척하였다. 155명의 학생들에게 8360 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 상황이며, 그는 앞으로도 수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10억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과학대학, 특성화.전문화로 취업률 전북지역 으뜸
권 총장은 장학 사업을 비롯한 교육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교육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교육에 있어서는 소외계층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인지 권 총장은 1975년부터 현재까지 34년간 목포의 명문 사학인 홍일중?고등학교의 이사장 직을 역임하였고, 2001년부터는 전북과학대학을 인수하여 운영할 만큼 교육 분야에 끊임없는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권 총장은 전북과학대학을 인수한 이후 대학의 체질 개선 및 특성화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우선 유아교육과와 간호학과, 치위생학과 등 보건간호분야의 학과들을 신설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는데 힘썼으며, 다양한 장학지원제도를 도입하였다.
또한 최첨단 기자재와 시설을 보유하고 인근에 위치한 방사성이용연구센터 및 국책연구기관 등과의 산학협동을 통해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과정을 운영. 지역사회와 연계한 전문 기술인 육성을 꾀하였다. 그 결과 전북과학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 등으로부터 3년 연속 전라북도 취업률우수대학, 특성화우수대학, 중소기업기술지도우수대학 등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간호과와 치위생과의 경우, 매년 국가고시 '전원 합격'이라는 쾌거를 올리고 있으며 안경광학과, 유아교육과, 사회복지 계열의 학과들도 85%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며 취업 한파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취업률 때문에 정읍 지역 학생들은 물론이고,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신입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맞춤 교육과 산학 협동 등으로 경쟁력 갖춘 인재 양성할 터
권 총장은 오늘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전북과학대학이 나아가야 할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권 총장이 제시하는 전북과학대학의 비전은 무엇일까. 
그는 우선 맞춤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맞게 특성화 학과를 개설하여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화 시대에 경쟁력 있는 학과를 발굴,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세계시장에서 한식요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한식의 세계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호텔조리학과와 같은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전문학과를 더욱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갖춘 교수진을 통해 학생들을 현장과 연결해주고, 다양한 해외 취업의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기적인 취업난 문제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정읍시를 비롯한 시,군과의 협력을 통해 취업의 기회를 늘려 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평생의 과업,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파
'인재육성을 통한 지역발전'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아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이담 총장.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목포와 정읍을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그는 학교에 몸담고 있는 것이야 말로 몸과 마음을 젊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다양한 실용학과들이 신설되고, 새로운 학풍을 체험하면서 격세지감을 실감하기도 하지만 시대적 흐름을 온 몸으로 느끼고 배우며, 자극을 받을 수 있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과 독서를 즐기며 배움과 체험의 길 위에 놓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이담 총장. 그가 청년 실업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일까.
“누구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일에 대해 배우고 있는 것인지는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오늘날의 취업난은 ‘교육 과잉’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무턱대고 배워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꼭 맞는 학과를 선택하여 맞춤식 교육을 받아야만 비로소 사회에 나갔을 때도 일의 만족도가 높게 된다”면서 적성을 분명하게 파악하면 조금만 노력해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학교의 임직원들에게는 애교심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학도 경쟁력이 없으면 퇴출되는 시대이다. 모든 교수진과 교직원들이 모교를 가꾸는 마음으로 애교심을 발휘,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명문 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총장의 바람대로 전북과학대학이 서남권의 중심대학으로서 지역개발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씽크-탱크(think-tank)'의 임무를 수행하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들의 요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정태기 기자